부모의 마음
얼마전 민석이1가 많이 아팠습니다. 갑자기 열이 오르더니 제대로 잠도 못자는 날이 몇 일 계속되었었습니다. 오늘 백만년만에 싸이월드2 를 들여다 보았더니 아내의 싸이에 당시의 심정이 적혀있기에 퍼왔습니다.
목요일 저녁 자기전에 민석이 몸을 만져봤더니 좀 뜨거웠다. 숨도 씩씩거리는거 같고…
다음날 소연이 송별회날인데. 허허허
아침에도 계속 열이 나고 콧물이 난다. 할 수 없이 전화로 가지 못함을 미안해 하고, 민석이를 자전거에 태우고 병원으로 갔다. 예전엔 의사 선생님을 만나면 좋아했다. 먼저 가서 안기고, 장난도 치고, 청진기도 만지고 그랬는데 이번엔 들어가자마자 울어대기 시작해서, 선생님 얼굴 밀어내고, 청진기 대도 울고, 입안 보는대도 울고..
다행히 감기란다. 집에 오는길에 멜론과 포카리 스웨트를 샀는데 집에오자마자 멜론달라 난리다. 허겁지겁 멜론을 먹더니 기진맥진 해서 잠이들었지만, 이때부터 열이 오르기 시작해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38~40도를 왔다갔다한다. 정말 해열제 힘으로 버틴것 같다.
열이 나면 오한이 오는지 기저귀 하나 걸친 몸을 쇠똥구리마냥 오무리고 추위를 이기려 하는거 같다. 냉시트도 싫다하고, 젤리도 싫다하고, 코는 막혀서 숨도 제대로 못쉬어서 헉헉거린다. 입술은 말라 갈라지고, 얼굴 볼살도 쏙빠지고, 그래도 나가서 놀고 싶은지 계속 옷입혀라 신발 신껴라 하는데 딱하다. 밤에 열이 올라 자지 못하며 울고불고..나도 감기라 죽겠는데 자식새끼라고 낑낑거리고 일어나 등을 댄다. 그럼 축 늘어진 몸을 내 등에 대는데 찡하다. 다행이 주말이라 신랑이 많이 도와줬지만, 일요일 밤 신랑 그 다음날 출근해야하는데 민석이가 사고를 쳤다. 새벽에 일어나 울기 시작하는 민석이를 신랑이 안고 거실로 나갔는데 이것이 밖에 나가자 조른단다. 할 수 없이 옷을 입혀 데리고 나가는 모습을 보니 ‘참.. 자식이라고…’
민석이 나 한테 손을 흔들며 나갔다. 난 그 사이 뻗어자는데 밖에서 노는 소리가 들린다. 그 사이 밖에 나간 민석이가 엄마 자전거를 알아보고 올라타더란다. 할 수 없이 신랑이 태워 동네한바퀴 돌았더니 좋아서 난리가 났다더라. 그리고 돌아와서 거실에서 책보고 차가지고 놀고… 이걸 본 나는 열이 올랐다. 민석이 거실에 두고 신랑보고 방에 들어오라했더니 민석이 혼자서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이건 아파서 우는게 아니라는걸 알기에 혼내기 시작했다(재우기 위해 업고 있었음). 그랬더니 본인의 잘못을 알았는지 찍소리 않고 가만히 있다 잠이 들었다. 또 한번의 울음과 또한번의 어부바로 아침을 맞이하고, 신랑 도시락 싸서 출근시키고, 나도 자고 민석이도 자고…열이 내린거 같더니, 지금 낮잠자는 민석이 아직도 아픈거 같다. 설사도 3번이나 하고, 밥도 안먹고.. 자식이 아프니 참 내가 아픈건 아무것도 아니고, 내가 더 아픈게 낫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 밤새 숨도 제대로 못쉬고, 추워 닭살이 올라온 몸을 물수건으로 닦아주는데… ‘내가 민석이에게 한 이러한 것들을 내 부모도 이렇게 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니 내가 거저 자란것이 아니란 것을 다시한번 느끼고, 엄마가 지금당장 옆에 있었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 몸보신하라고 음식도 챙겨주고, 아픈 민석이 힘내라고 뭐라도 챙겨 먹일 것이고, 고생하는 사위에게 저녁한끼라도 챙겨줄고 할텐데… 멀리 떨어져 사는 죄로 이런일이 있는건가부다.. 빨리 민석이가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나와 같이 놀이터에서 미끄럼틀 타고 모래장난 하고 책보고, 애교부리고, 춤추고 그랬음 좋겠다.
다행이 민석이가 아픈건 다나았습니다. 한번 아프고 나더니 그동안 못놀았던 분풀이라도 하는지 요즘은 머리가 온통 땀범벅이 되도록 뛰어 놀고있습니다. 아프기 전에는 조금만 얌전해 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차라리 부모가 힘들더라도 힘차게 뛰어 노는 모습이 마음은 훨씬 편합니다.
역시나 부모는 아무나 되는게 아니라는걸 새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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