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의 방사능치 안전한가?
2011-03-26
도쿄
방사능
원전사고
정말 간만의 포스팅입니다.
일본에서 대지진이 일어난 지 벌써 2주가 지났습니다. 저도 2년 전부터 고베에서 동경으로 이사와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기에, 이번 지진을 생생하게 겪었습니다. 아직도 간혹 여진이 계속되고 있지만, 많이 안정된 상황입니다.
요즘은 지진보다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사고가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원자력 발전소로부터 반경 20km 이내는 피난 지시를, 반경 30km 이내의 주민은 실내대피의 조치를 하고 있지만, 이것이 충분한 조치인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며칠 전부터 동경을 비롯한 수도권의 수돗물에서 유아(1살 미만)가 마실 수 있는 기준을 초과하는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어 슈퍼는 물론 자동판매기의 생수마저 구매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럼 제가 사는 동경의 공기는 괜찮을까요?
정부 및 언론에서는 건강에 영향을 줄 정도의 방사능은 검출되고 있지 않다고 하지만 그래도 불안한 건 사실입니다. 또한, 여러 가지 비교 값의 측정단위가 가지각색이라 수치만을 가지고는 바로 비교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그래서,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일본 문부과학성 및 건강안전 연구센터에서 공개하고 있는 시간별 환경방사능 측정 결과를 이용해 몇 가지 알아보았습니다.
위 그래프는 공개를 시작한 3월15일 오후 6시부터 3월26일, 3월 27일,3월 28일 3월 29일 오후 10시까지 동경 신주쿠에서 측정한 환경방사능 측정 결과입니다. 아래쪽의 파란 점선은 과거 평상시의 방사능 범위를, 검은 실선이 15일부터 오늘까지의 측정값입니다.
그리고 붉은색 점선은 일본에서 정하고 있는 의료행위를 제외한 일반공중의 연간 방사능 허용치(1,000 마이크로시버트)를 시간당 수치로 환산한 값(0.114 마이크로시버트/시간)을, 가장 위의 붉은색 실선은 연간 자연 방사능 수치의 세계평균(2,400 마이크로시버트)을 시간당 값으로 환산한 값(0.274 마이크로시버트/시간)을 의미합니다.
현재 동경의 환경방사능 값은 비가 내린 21일 이후 평상치 범위보다 높음은 물론, 일본에서 지정한 연간 방사능 허용치의 시간당 평균값 보다도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제, 오늘 관측값이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상황과 날씨 및 바람의 영향에 따라서 다시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CT 촬영 한번에 6,900 마이크로시버트의 방사능 물질이 방출된다고 하니,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 아닌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올해 1월1일부터의 최대 누적값(약 163, 165.33, 169.4 172.1 마이크로시버트)도 계산해보았습니다만, 아직 동경~뉴욕 왕복할 때 비행기 안에서 받는 방사능치(200 마이크로시버트)보다 적으니 현 단계에서는 안심할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원자력 발전소 부근의 후쿠시마현, 미야기현의 데이터는 동경보다 수배에서 수십 배 높은 방사능치가 관측되고 있으니 아직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특히나 원자력발전소 근처의 누적 방사능값은 연간 허용치를 초과했다는 블로그의 글도 있습니다. 하루빨리 원자력발전소의 상황이 수습되어 방사능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수정
1) 2011/03/27 데이터 추가
2) 2011/03/28 데이터 추가, 데이터 수집 링크 추가
3) 2011/03/29 데이터 추가
4) 2011/03/30 이후의 데이터는 서울과 동경의 방사능치 비교에서 갱신하도록 하겠습니다.
5) 2011/04/09 데이터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