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상ㆍ하위층 삶의 만족도 격차 - 꼴찌에서 두 번째
2013-07-16
Better Life Ind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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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만족도
우리나라의 소득 상위 10%와 하위 10%의 삶의 만족도에 대한 격차가 OECD Better Life Index 2013 조사 대상 36개 국가 중 끝에서 두 번째인 35위네요.
Better Life Index는 전반적인 삶의 질을 0~10점으로 평가한 일종의 웰빙지수입니다. 한국 언론에서는 행복지수라 소개하고 있더군요. Better Life Index에는 11가지 평가항목이 있는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평가항목 중 인생 전반적인 생활 및 환경에 관한 만족도를 평가한 삶의 만족도, 특히 소득에 따른 만족도 데이터를 이용해 우리나라의 위치와 격차의 정도를 다른 조사대상국과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데이터 설명
지난 5월 말 OECD에서 발표한 Better Life Index 2013의 세부 데이터에는 각 평가항목에 대해 소득 상위 10%와 하위 10%의 점수 및 남녀별 점수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이중 삶의 만족도 항목(Life Satisfaction)을 사용하겠습니다.
36개 조사대상국 삶의 만족도
조사대상 36개 국가의 전체 점수 및 소득수준 상위 10%, 하위 10%의 만족도를 그래프로 그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삶의 만족도의 전체 점수를 보면 가장 점수가 높은 나라는 스위스, 스웨덴, 노르웨이 순으로 잘 알려진 복지국가들입니다. 반면 점수가 가장 낮은 나라는 헝가리, 포르투갈, 그리스 순이며 경제위기로 뉴스에 자주 나오는 나라들이네요. 우리나라는 일본과 같이 6점으로 OECD 평균 6.6점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소득수준에 따른 만족도의 격차가 눈에 띄게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소득 수준 하위 10%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OECD 평균 6.2점보다 한참 낮은 4.6점으로 조사 대상국 중 끝에서 네 번째입니다. 한편 소득수준 상위 10%의 만족도는 6.5점으로 역시 최하위권에 있기는 하지만 OECD 평균 7.1점과의 차이는 크게 줄어드는군요.
소득 수준에 따른 격차
그럼 각국의 소득 수준에 따른 삶의 만족도의 격차에 순위를 정하면 어떻게 될까요?
다음 그래프는 소득수준 상위 10%와 하위 10%의 삶에 대한 만족도 격차를 그려본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만족도의 격차가 1.9점으로 포르투갈의 2.4점 다음으로 조사대상국 중 두 번째로 격차가 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나라는 그리스네요. 재밌게도 소득 수준 하위 10%의 만족도가 상위 10%의 만족도 보다 높은 나라가 있습니다. 아일랜드, 스웨덴, 뉴질랜드가 그렇군요. 그 밖에도 캐나다,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호주가 소득 수준에 따른 만족도의 차이가 작은 나라이며 모두 전체적인 만족도의 점수가 상위에 랭크된 나라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맺음말
소득 수준에 따른 우리나라 삶의 만족도가 이렇게 큰 격차를 보이는 건 왜일까요?
Better Life Index 2013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상위 20%의 소득이 하위 20% 소득의 5.7배에 달해 OECD 회원국 가운데 소득불균형지수가 7번째로 높은 나라입니다. 기사를 보면 상ㆍ하위 10%의 소득 차는 10.5배에 이른다고 하면서 최상ㆍ하위층 간 심각한 소득격차로 말미암은 상대적 박탈감이 큰 것으로 언급하고 있죠. 이 밖에도 일하는 시간은 길지만, 인생을 즐기는 시간은 짧아서 오는 상실감도 원인이 될 수 있겠네요.
그런데 소득불균형의 심화는 자유경제를 도입한 국가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문제점입니다. 상ㆍ하위 20%의 소득불균형지수가 우리나라와 같은 호주는 왜 삶의 만족도 점수뿐만 아니라 종합 행복지수의 최상위권에 있을까요?
그 밖에도 아일랜드의 상ㆍ하위 20% 소득불균형지수는 5.4배, 캐나다는 5.3배입니다. 모두 행복지수의 상위에 있는 나라네요. 한편 삶의 만족도 격차가 가장 큰 포르투갈도 5.6배, 세 번째인 그리스는 5.6배입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단순히 소득격차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뿐만은 아닐 거라 추측할 수 있습니다. 저는 ‘부패’,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들이 먼저 떠오르는군요. 소득격차에 따른 박탈감이 아니라 있는 자들의 행태를 보면서 오는 박탈감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한국은 아시아 선진국 중 최악의 부패국’이라는 국제 조사 결과가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 난건 아니겠죠.